구피를 키우기 시작한지 1년이 넘었습니다. 처음 분양받았을 땐 투명한 그릇에 키우다가 치어가 좀 자란 후 다이소에서 어항을 샀습니다. 그리고 치어가 늘어나면서 작은 어항을 하나 더 구입해 지금은 두개의 어항에서 20마리 정도의 구피를 키우고 있습니다. 원래 30마리 정도 되었는데 10마리 정도 분양했습니다. 얼마전에 암컷 배가 빵빵하고 아랫배가 검게 보여서 조만간 치어를 낳을 것 같아 은근히 기다리고 있었는데 오늘 보니 암컷 배는 작아지고 아랫배고 빨갛게 보이는데 치어가 보이지 않았습니다. 자세히 보니 물고기 똥 색이 검게 보이는게 다 잡아 먹은 것 같습니다. 그래도 어떻게 한마리도 살리지 못했나 싶습니다.

 

 

우리집 구피들.

 

치어가 제일 처음 태어나길 기다릴때는 암컷을 분리 시켜 놓아야 한다고해서 따로 건져놓기도 했지만 약 한두달에 한번씩 치어를 낳다보니 수가 많아져 언젠가부터는 강한 치어는 살아남겠지 하며 그냥 두었습니다. 그랬더니 정말 날쌔고 똘똘한 치어들은 큰 구피를 피해서 몇 일이고 살아 있는걸 볼 수 있었습니다. 어항에 큰 조개껍질과 인조수풀을 넣어 두었었는데 치어들은 조개껍질 밑이나 수풀 사이에 숨었습니다. 그렇게 살아 남은 치어를 건져 작은 어항에 옮겨주곤 했습니다.

 

암컷 구피

 

이번에 치어를 한마리도 구하지 못한건 인조수풀의 영향이 좀 있지 않나 싶습니다. 처음엔 잎사귀가 크고 공간을 확보할수 있는 수풀을 넣어주었었는데 오래 되다보니 물때가 끼길래 좀 얇고 작은 수풀로 바꿔주었는데 치어가 숨을 만한 조건이 되지 않는 듯 합니다. 인조수풀이 구피들에게 상처를 줄수 있어서 좋지 않다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치어들을 살리기엔 인조수풀이 도움이 됩니다.

 

큰 인조수풀이 있는 어항

큰 인조수풀이 있던 어항.

 

구피가 치어를 한두달에 한번씩 낳는데 어떻게 합사를 할까 고민을 하곤 했습니다. 구피들이 있는 큰 어항과 치어들이 있는 작은 어항. 이렇게 2개가 있는데 더 이상 어항을 늘리고 싶지 않아서 치어어항에서 어느 정도 자라 큰 구피들과 있어도 치이지 않을 것 같은 크기가 되면 구피어항으로 옮겨줍니다. 얼마간의 기간동안 키운다는 기준은 없고 자라는 속도가 다 다르기 때문에 눈대중으로 정합니다.

 

치어를 많이 살리는 법을 정리해보면 여건이 된다면 암컷 구피를 잘 살펴 치어가 태어날것은 시기에 격리 시켜줍니다. 그럼 다른 구피들에게 잡아 먹힐 확률이 적어집니다. 만약 격리를 할 수 없을때에는 치어가 숨을 수 있는 공간이 생길 정도의 수풀이나 큰 조개껍질 등을 넣어둡니다. 날쌘 치어들은 숨어서 잡아먹히지 않고 살아 남습니다. 제가 치어를 건져 낸 곳도 수풀 사이나 조개껍질 사이 공간이었습니다. 마지막으로 작은 돌 들을 많이 넣어 놓지 않습니다. 한번은 돌 사이에서 꿈틀거리는 치어를 구출해 준 적도 있습니다. 돌 사이에 숨으러 들었다가 끼어 빠져나오지 못해 죽는 경우도 있다는걸 알았습니다.

 

늘어나는 치어들을 보면서 이 많은 생명들을 어떻게 하나 걱정도 했지만 막상 한마리의 치어도 살려내지 못하니 아쉬운 마음이 큽니다. 다음번 치어가 탄생할 시기에는 좀 더 유심히 살피고 치어가 살아 남기 좋은 환경을 유지해줘야겠다 싶습니다.